EDITORIAL
대학 강연에서 왈라팀 창업자가 전한 이야기
대학 강연에서 왈라팀 창업자가 전한 이야기
April 5, 2023
April 5, 2023
만 23세, 최연소 이화여대 채플 강연을 하다
이화에는 전통적으로 들어야하는 필수 수업이 있어요. 바로 ‘채플’입니다. 저도 새내기 때는 기독교 학교라 종교 관련된 이야기만 할 줄 알았는데, 뮤지컬, 연사 초청 등 종교와 상관 없이 생각보다 다양한 주제를 다루더라고요.
지난 겨울,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데 오랜만에 학교 번호로 연락이 왔어요. 채플에서 창업을 주제로 강연을 부탁하셨습니다. 학부생일 때 사회 각계에 계신 연사님들을 보며, ‘언젠간 나도 저 큰 대강당에서 연설을 해야지’하고 상상을 한 적이 있는데, 그 기회가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은 몰랐어요.
강연에 대한 연락이 오고 나서부터, 저 자신과 창업에 대해 정말 많이 돌아봤어요.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생각을 끄집어내다보니, 이전에 비해 더 성장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30분 동안 대담 형식으로 오고가다보니, 못다한 이야기가 있기도 하고 이 생각을 글로 적어놓고 싶어서 노트북을 열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채플에서 전한 몇가지 답변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학생 창업 도전 계기
사실 창업 계기에 대한 질문은 정말 많이 받곤 합니다. 생각보다 시작은 정말 간단했습니다. 사명감에서 시작했다기보다는, 우연한 계기로 ‘스타트업 해커톤 캠프’에서 만난 분들과 시작한 일이 너무 재미있고 행복해서 이어나간 것이었거든요. 사실 많은 분들이 ‘시작이 반이다’라고 하잖아요. 아주 동감합니다. 그런데 저는 창업을 하면 할 수록 (특히 학생 창업의 경우) 시작이 반이긴 한데, 그 시작이 가장 쉽다는 생각이 들어요. 창업은 시작하는 것보다도 버텨내는 것이 정말 힘들거든요. 창업을 시작할 때는 마치 안개가 낀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그 안개가 낀 길을 걸어가며 하나씩 스스로 안개를 걷어내야 합니다. 그 망망대해 같은 뿌연 느낌을 견뎌내는 것이 쉽지 않죠. 그럼에도 안개를 하나씩 걷어내다보면 어느새 조금 더 나은 곳에 와있는 느낌도 듭니다.
시작은 아주 간단하게 행복하고 재미있어서 였다면, 지금 제가 이 일을 하는 데에는 더 복잡하고 견고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학생 창업을 시작하시는 분들에게, 아주 큰 사명감 없이 시작하는 것에 큰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보통의 학생 창업은 사명감보다는 새로움의 재미와 열정에서 시작을 하는데, 투자자를 만나거나 하면 이 창업에 큰 당위성과 스토리를 필요로 하더라고요. 보통은 그때서야 창업 계기를 빌드해갑니다. 정리하자면 재미와 행복을 찾아 시작한 것, 이게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창업을 하는 과정에서 마주치는 수많은 고객과 사연, 시장을 통해 내가 느끼는 것들이 곧 앞으로의 당신의 창업에 큰 목적이 될 것이니까요. 그렇게 자신만의 안개를 걷어가며 세상을 배워나가고 창업가도 성장해나가는 것이 학생 창업의 큰 매력이자 장점입니다. 이미 사회에 나가 자신 만의 커리어를 쌓아오던 것도 아니므로, 부담감도 적죠. 지금 당신의 그 ‘재미있음’을 즐기세요! 그 마음을 가지고 더욱 몰입하고 찾아가다보면 어느새 당신도 이 세상을 대하는 당신만의 태도를 가지게 될 거예요.
창업하며 겪은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사람이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고객을 찾지 못하거나, 팀원이 떠나갈 때 가장 힘들었어요. 다 제 잘못이라고 원인을 저에게서 찾으면서 점점 힘들어졌습니다. 최근에야 이런 생각을 많이 극복하게 되었어요. 창업의 본질인 프로덕트에 집중하면서, 사람이 오고 가는 건 자연스런 현상이고, 이 본질에 집중하며 버티면 또 다시 좋은 사람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혹시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상처를 받은 분들은 자책하기 보다는, 이 모든 것들을 현상으로 보고 본질적인 무언가에 더 집중해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창업과 취업에 갈림길에서 고민하지 않으셨나요?
사실 저는 취업에 큰 관심이 없을 때인 2학년 때 창업을 시작했어요. 저는 주어진 상황이 흘러가는 대로 그 상황마다 열심히 살려고 했고, 저에겐 아쉽게도 취업의 기쁨을 만끽할 기회가 없었네요. 만약 갈림길이 있었다면, 내가 무엇을 하면 더 행복할지를 두고 고민했을 것 같아요. 어떤 식으로 직업을 획득하는지, 어떤 직업을 가지는지와 상관 없이, 직업이 내 삶을 사는 본질적인 이유인 행복을 깨면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하루의 대부분의 삶을 그 직업인인 채로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직업을 단순히 돈을 모을 수단으로 보고 싶진 않았습니다. 무엇을 하든 열심히 잘 할 자신이 있으니까, 대신 그 직업이 나에게 행복감을 주느냐를 많이 따졌을 것 같습니다. 창업이든 취업이든 정말 뭐 하나 쉬운게 없는 세상에서 모두 정말 고생하고 계신다고, 수고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학교 생활 기간 동안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 있으신가요?
물론 지금은 직업적 특성이 그렇다보니 제가 가진 생각을 많이 이야기하거나 외부에 부탁하지만, 본래의 저는 내향형 인간이라 그런 것들이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사실 먼저 다가갔을 때 거절하는 사람은 실제로 많지 않더라고요. 선배든 친구든 누군가에게 무언가 부탁을 하거나 조언을 구하는 일에 부담을 많이 느끼는 것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우리 모두 동일한 24시간을 사는 것이고, 모두 다 바쁜 삶을 산다고 생각하세요. 조금 뻔뻔하게 부탁하고 대담하게 다가가세요. 그러한 상황을 통해 본인을 더욱 성장시켜나가세요.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가요?
저는 푸근하고 멋진 할머니가 되고 싶어요. 저는 이화로부터 멋진 할머니 같은 향기를 느낍니다. 창업을 시작하면서 느낀 점은, 내 안에서 나를 향하는 검열과 불안이 본인이 100% 반짝이는 것을 막는 다는 것이에요. 마치 보석 위에 쌓인 먼지처럼요! 저는 제 안에도 지금 할머니 같은 사람을 키우고 있어요. 저 자신에게 무엇이든 해보라고 권유하고, 실패해도 괜찮다고 다독이고 있어요. 여러분들도 본인 안에 이화 같은 할머니 한 분을 만들어보세요. 저도 제 내면에 있는 할머니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앞으로 다른 사람에게도 저에게 한 그대로 다가갈 수 있는 멋진 할머니가 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우리가 옷을 사려고 옷가게에만 가도, 이 옷 저 옷을 입고 벗어봅니다. 하나의 옷을 고르기 위해 여러가지 옷을 입어보는 과정을 실패라고 부르나요? 더 좋은 옷을 찾기 위한, 견딜만한 과정 쯤으로 보죠. 옷 한벌 고르는 것에서도 우리는 수많은 시도를 합니다. 매일 입을, 나에게 꼭 맞는 편안한 옷 한벌 찾는다고 생각하고 학교 다닐 동안은 본인에게 무한한 피팅룸을 마련해주세요. 쉽지는 않겠지만, 어렵고 복잡한 생각을 옷 한벌 산다는 마음가짐으로 단순하게 정리해보세요. 항상 본질을 잊지 말고, 행복을 찾으며, 버텨가세요. 충분히 수고하셨고, 앞으로도 수고하세요. 현업 필드에서 다시 만납시다.
Edited by 김유빈
해당 콘텐츠는 2023.04.05.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만 23세, 최연소 이화여대 채플 강연을 하다
이화에는 전통적으로 들어야하는 필수 수업이 있어요. 바로 ‘채플’입니다. 저도 새내기 때는 기독교 학교라 종교 관련된 이야기만 할 줄 알았는데, 뮤지컬, 연사 초청 등 종교와 상관 없이 생각보다 다양한 주제를 다루더라고요.
지난 겨울,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데 오랜만에 학교 번호로 연락이 왔어요. 채플에서 창업을 주제로 강연을 부탁하셨습니다. 학부생일 때 사회 각계에 계신 연사님들을 보며, ‘언젠간 나도 저 큰 대강당에서 연설을 해야지’하고 상상을 한 적이 있는데, 그 기회가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은 몰랐어요.
강연에 대한 연락이 오고 나서부터, 저 자신과 창업에 대해 정말 많이 돌아봤어요.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생각을 끄집어내다보니, 이전에 비해 더 성장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30분 동안 대담 형식으로 오고가다보니, 못다한 이야기가 있기도 하고 이 생각을 글로 적어놓고 싶어서 노트북을 열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채플에서 전한 몇가지 답변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학생 창업 도전 계기
사실 창업 계기에 대한 질문은 정말 많이 받곤 합니다. 생각보다 시작은 정말 간단했습니다. 사명감에서 시작했다기보다는, 우연한 계기로 ‘스타트업 해커톤 캠프’에서 만난 분들과 시작한 일이 너무 재미있고 행복해서 이어나간 것이었거든요. 사실 많은 분들이 ‘시작이 반이다’라고 하잖아요. 아주 동감합니다. 그런데 저는 창업을 하면 할 수록 (특히 학생 창업의 경우) 시작이 반이긴 한데, 그 시작이 가장 쉽다는 생각이 들어요. 창업은 시작하는 것보다도 버텨내는 것이 정말 힘들거든요. 창업을 시작할 때는 마치 안개가 낀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그 안개가 낀 길을 걸어가며 하나씩 스스로 안개를 걷어내야 합니다. 그 망망대해 같은 뿌연 느낌을 견뎌내는 것이 쉽지 않죠. 그럼에도 안개를 하나씩 걷어내다보면 어느새 조금 더 나은 곳에 와있는 느낌도 듭니다.
시작은 아주 간단하게 행복하고 재미있어서 였다면, 지금 제가 이 일을 하는 데에는 더 복잡하고 견고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학생 창업을 시작하시는 분들에게, 아주 큰 사명감 없이 시작하는 것에 큰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보통의 학생 창업은 사명감보다는 새로움의 재미와 열정에서 시작을 하는데, 투자자를 만나거나 하면 이 창업에 큰 당위성과 스토리를 필요로 하더라고요. 보통은 그때서야 창업 계기를 빌드해갑니다. 정리하자면 재미와 행복을 찾아 시작한 것, 이게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창업을 하는 과정에서 마주치는 수많은 고객과 사연, 시장을 통해 내가 느끼는 것들이 곧 앞으로의 당신의 창업에 큰 목적이 될 것이니까요. 그렇게 자신만의 안개를 걷어가며 세상을 배워나가고 창업가도 성장해나가는 것이 학생 창업의 큰 매력이자 장점입니다. 이미 사회에 나가 자신 만의 커리어를 쌓아오던 것도 아니므로, 부담감도 적죠. 지금 당신의 그 ‘재미있음’을 즐기세요! 그 마음을 가지고 더욱 몰입하고 찾아가다보면 어느새 당신도 이 세상을 대하는 당신만의 태도를 가지게 될 거예요.
창업하며 겪은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사람이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고객을 찾지 못하거나, 팀원이 떠나갈 때 가장 힘들었어요. 다 제 잘못이라고 원인을 저에게서 찾으면서 점점 힘들어졌습니다. 최근에야 이런 생각을 많이 극복하게 되었어요. 창업의 본질인 프로덕트에 집중하면서, 사람이 오고 가는 건 자연스런 현상이고, 이 본질에 집중하며 버티면 또 다시 좋은 사람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혹시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상처를 받은 분들은 자책하기 보다는, 이 모든 것들을 현상으로 보고 본질적인 무언가에 더 집중해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창업과 취업에 갈림길에서 고민하지 않으셨나요?
사실 저는 취업에 큰 관심이 없을 때인 2학년 때 창업을 시작했어요. 저는 주어진 상황이 흘러가는 대로 그 상황마다 열심히 살려고 했고, 저에겐 아쉽게도 취업의 기쁨을 만끽할 기회가 없었네요. 만약 갈림길이 있었다면, 내가 무엇을 하면 더 행복할지를 두고 고민했을 것 같아요. 어떤 식으로 직업을 획득하는지, 어떤 직업을 가지는지와 상관 없이, 직업이 내 삶을 사는 본질적인 이유인 행복을 깨면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하루의 대부분의 삶을 그 직업인인 채로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직업을 단순히 돈을 모을 수단으로 보고 싶진 않았습니다. 무엇을 하든 열심히 잘 할 자신이 있으니까, 대신 그 직업이 나에게 행복감을 주느냐를 많이 따졌을 것 같습니다. 창업이든 취업이든 정말 뭐 하나 쉬운게 없는 세상에서 모두 정말 고생하고 계신다고, 수고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학교 생활 기간 동안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 있으신가요?
물론 지금은 직업적 특성이 그렇다보니 제가 가진 생각을 많이 이야기하거나 외부에 부탁하지만, 본래의 저는 내향형 인간이라 그런 것들이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사실 먼저 다가갔을 때 거절하는 사람은 실제로 많지 않더라고요. 선배든 친구든 누군가에게 무언가 부탁을 하거나 조언을 구하는 일에 부담을 많이 느끼는 것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우리 모두 동일한 24시간을 사는 것이고, 모두 다 바쁜 삶을 산다고 생각하세요. 조금 뻔뻔하게 부탁하고 대담하게 다가가세요. 그러한 상황을 통해 본인을 더욱 성장시켜나가세요.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가요?
저는 푸근하고 멋진 할머니가 되고 싶어요. 저는 이화로부터 멋진 할머니 같은 향기를 느낍니다. 창업을 시작하면서 느낀 점은, 내 안에서 나를 향하는 검열과 불안이 본인이 100% 반짝이는 것을 막는 다는 것이에요. 마치 보석 위에 쌓인 먼지처럼요! 저는 제 안에도 지금 할머니 같은 사람을 키우고 있어요. 저 자신에게 무엇이든 해보라고 권유하고, 실패해도 괜찮다고 다독이고 있어요. 여러분들도 본인 안에 이화 같은 할머니 한 분을 만들어보세요. 저도 제 내면에 있는 할머니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앞으로 다른 사람에게도 저에게 한 그대로 다가갈 수 있는 멋진 할머니가 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우리가 옷을 사려고 옷가게에만 가도, 이 옷 저 옷을 입고 벗어봅니다. 하나의 옷을 고르기 위해 여러가지 옷을 입어보는 과정을 실패라고 부르나요? 더 좋은 옷을 찾기 위한, 견딜만한 과정 쯤으로 보죠. 옷 한벌 고르는 것에서도 우리는 수많은 시도를 합니다. 매일 입을, 나에게 꼭 맞는 편안한 옷 한벌 찾는다고 생각하고 학교 다닐 동안은 본인에게 무한한 피팅룸을 마련해주세요. 쉽지는 않겠지만, 어렵고 복잡한 생각을 옷 한벌 산다는 마음가짐으로 단순하게 정리해보세요. 항상 본질을 잊지 말고, 행복을 찾으며, 버텨가세요. 충분히 수고하셨고, 앞으로도 수고하세요. 현업 필드에서 다시 만납시다.
Edited by 김유빈
해당 콘텐츠는 2023.04.05.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만 23세, 최연소 이화여대 채플 강연을 하다
이화에는 전통적으로 들어야하는 필수 수업이 있어요. 바로 ‘채플’입니다. 저도 새내기 때는 기독교 학교라 종교 관련된 이야기만 할 줄 알았는데, 뮤지컬, 연사 초청 등 종교와 상관 없이 생각보다 다양한 주제를 다루더라고요.
지난 겨울,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데 오랜만에 학교 번호로 연락이 왔어요. 채플에서 창업을 주제로 강연을 부탁하셨습니다. 학부생일 때 사회 각계에 계신 연사님들을 보며, ‘언젠간 나도 저 큰 대강당에서 연설을 해야지’하고 상상을 한 적이 있는데, 그 기회가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은 몰랐어요.
강연에 대한 연락이 오고 나서부터, 저 자신과 창업에 대해 정말 많이 돌아봤어요.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생각을 끄집어내다보니, 이전에 비해 더 성장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30분 동안 대담 형식으로 오고가다보니, 못다한 이야기가 있기도 하고 이 생각을 글로 적어놓고 싶어서 노트북을 열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채플에서 전한 몇가지 답변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학생 창업 도전 계기
사실 창업 계기에 대한 질문은 정말 많이 받곤 합니다. 생각보다 시작은 정말 간단했습니다. 사명감에서 시작했다기보다는, 우연한 계기로 ‘스타트업 해커톤 캠프’에서 만난 분들과 시작한 일이 너무 재미있고 행복해서 이어나간 것이었거든요. 사실 많은 분들이 ‘시작이 반이다’라고 하잖아요. 아주 동감합니다. 그런데 저는 창업을 하면 할 수록 (특히 학생 창업의 경우) 시작이 반이긴 한데, 그 시작이 가장 쉽다는 생각이 들어요. 창업은 시작하는 것보다도 버텨내는 것이 정말 힘들거든요. 창업을 시작할 때는 마치 안개가 낀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그 안개가 낀 길을 걸어가며 하나씩 스스로 안개를 걷어내야 합니다. 그 망망대해 같은 뿌연 느낌을 견뎌내는 것이 쉽지 않죠. 그럼에도 안개를 하나씩 걷어내다보면 어느새 조금 더 나은 곳에 와있는 느낌도 듭니다.
시작은 아주 간단하게 행복하고 재미있어서 였다면, 지금 제가 이 일을 하는 데에는 더 복잡하고 견고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학생 창업을 시작하시는 분들에게, 아주 큰 사명감 없이 시작하는 것에 큰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보통의 학생 창업은 사명감보다는 새로움의 재미와 열정에서 시작을 하는데, 투자자를 만나거나 하면 이 창업에 큰 당위성과 스토리를 필요로 하더라고요. 보통은 그때서야 창업 계기를 빌드해갑니다. 정리하자면 재미와 행복을 찾아 시작한 것, 이게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창업을 하는 과정에서 마주치는 수많은 고객과 사연, 시장을 통해 내가 느끼는 것들이 곧 앞으로의 당신의 창업에 큰 목적이 될 것이니까요. 그렇게 자신만의 안개를 걷어가며 세상을 배워나가고 창업가도 성장해나가는 것이 학생 창업의 큰 매력이자 장점입니다. 이미 사회에 나가 자신 만의 커리어를 쌓아오던 것도 아니므로, 부담감도 적죠. 지금 당신의 그 ‘재미있음’을 즐기세요! 그 마음을 가지고 더욱 몰입하고 찾아가다보면 어느새 당신도 이 세상을 대하는 당신만의 태도를 가지게 될 거예요.
창업하며 겪은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사람이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고객을 찾지 못하거나, 팀원이 떠나갈 때 가장 힘들었어요. 다 제 잘못이라고 원인을 저에게서 찾으면서 점점 힘들어졌습니다. 최근에야 이런 생각을 많이 극복하게 되었어요. 창업의 본질인 프로덕트에 집중하면서, 사람이 오고 가는 건 자연스런 현상이고, 이 본질에 집중하며 버티면 또 다시 좋은 사람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혹시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상처를 받은 분들은 자책하기 보다는, 이 모든 것들을 현상으로 보고 본질적인 무언가에 더 집중해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창업과 취업에 갈림길에서 고민하지 않으셨나요?
사실 저는 취업에 큰 관심이 없을 때인 2학년 때 창업을 시작했어요. 저는 주어진 상황이 흘러가는 대로 그 상황마다 열심히 살려고 했고, 저에겐 아쉽게도 취업의 기쁨을 만끽할 기회가 없었네요. 만약 갈림길이 있었다면, 내가 무엇을 하면 더 행복할지를 두고 고민했을 것 같아요. 어떤 식으로 직업을 획득하는지, 어떤 직업을 가지는지와 상관 없이, 직업이 내 삶을 사는 본질적인 이유인 행복을 깨면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하루의 대부분의 삶을 그 직업인인 채로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직업을 단순히 돈을 모을 수단으로 보고 싶진 않았습니다. 무엇을 하든 열심히 잘 할 자신이 있으니까, 대신 그 직업이 나에게 행복감을 주느냐를 많이 따졌을 것 같습니다. 창업이든 취업이든 정말 뭐 하나 쉬운게 없는 세상에서 모두 정말 고생하고 계신다고, 수고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학교 생활 기간 동안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 있으신가요?
물론 지금은 직업적 특성이 그렇다보니 제가 가진 생각을 많이 이야기하거나 외부에 부탁하지만, 본래의 저는 내향형 인간이라 그런 것들이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사실 먼저 다가갔을 때 거절하는 사람은 실제로 많지 않더라고요. 선배든 친구든 누군가에게 무언가 부탁을 하거나 조언을 구하는 일에 부담을 많이 느끼는 것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우리 모두 동일한 24시간을 사는 것이고, 모두 다 바쁜 삶을 산다고 생각하세요. 조금 뻔뻔하게 부탁하고 대담하게 다가가세요. 그러한 상황을 통해 본인을 더욱 성장시켜나가세요.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가요?
저는 푸근하고 멋진 할머니가 되고 싶어요. 저는 이화로부터 멋진 할머니 같은 향기를 느낍니다. 창업을 시작하면서 느낀 점은, 내 안에서 나를 향하는 검열과 불안이 본인이 100% 반짝이는 것을 막는 다는 것이에요. 마치 보석 위에 쌓인 먼지처럼요! 저는 제 안에도 지금 할머니 같은 사람을 키우고 있어요. 저 자신에게 무엇이든 해보라고 권유하고, 실패해도 괜찮다고 다독이고 있어요. 여러분들도 본인 안에 이화 같은 할머니 한 분을 만들어보세요. 저도 제 내면에 있는 할머니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앞으로 다른 사람에게도 저에게 한 그대로 다가갈 수 있는 멋진 할머니가 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우리가 옷을 사려고 옷가게에만 가도, 이 옷 저 옷을 입고 벗어봅니다. 하나의 옷을 고르기 위해 여러가지 옷을 입어보는 과정을 실패라고 부르나요? 더 좋은 옷을 찾기 위한, 견딜만한 과정 쯤으로 보죠. 옷 한벌 고르는 것에서도 우리는 수많은 시도를 합니다. 매일 입을, 나에게 꼭 맞는 편안한 옷 한벌 찾는다고 생각하고 학교 다닐 동안은 본인에게 무한한 피팅룸을 마련해주세요. 쉽지는 않겠지만, 어렵고 복잡한 생각을 옷 한벌 산다는 마음가짐으로 단순하게 정리해보세요. 항상 본질을 잊지 말고, 행복을 찾으며, 버텨가세요. 충분히 수고하셨고, 앞으로도 수고하세요. 현업 필드에서 다시 만납시다.
Edited by 김유빈
해당 콘텐츠는 2023.04.05.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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